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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상, 선학평화상재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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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unhakpeaceprize.org/en/news/laureates_news.php?bgu=view&idx=837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서 6:8)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의 호소

무닙 A. 유난 주교

(제4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친애하는 친구 여러분, 저는 이 성도의 도시 예루살렘에서 이 성지가 또 다른 전쟁으로 인해 모든 주민의 안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분께 글을 씁니다.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비극적인 전쟁 상황에 대해 많은 성명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성명들은 한쪽 또는 다른 쪽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입니다. 일부 서방 기독교인들은 종말론적인 관점을 통해 이 전쟁을 종교전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다르게 보고 있으며, 다윗과 함께 기도합니다: "내가 눈을 들어 언덕을 바라보니 나의 도움이 어디에서 오겠나이까? 나의 도움은 하늘과 땅을 지으신 주님에게서 오나이다" (시편 121:1).


저는 팔레스타인에 살고 있는 기독교복음주의 루터교의 주교로서, 계속되는 폭력과 가자지구의 전쟁 속에서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성별, 종교, 민족, 정치적 또는 교파적 소속과 관계없이 모든 생명의 신성함을 믿으며,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모두 동등한 존엄성을 가진다고 확언합니다. "내가 왔노니 그들이 생명을 얻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 함이니라" (요한복음 10:10)라는 예수님의 약속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존엄한 삶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의 성지 예루살렘은 오늘날 폭력, 증오, 전쟁, 비인간화, 억압, 점령, 그리고 타인의 인권을 부정하는 죄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죄와 그로 인한 비극 속에서, 교회는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그것은 자유를 옹호하고, 책임을 촉진하며, 정의를 장려하고, 희망을 고취하며, 자비의 여지를 만들고, 책임을 요구하는 말씀이어야 합니다.


저는 팔레스타인으로서 예루살렘에서 여러분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 생명에 대한 폭력과 살인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 증오를 그만두어야 합니다.

 • 비인간화를 그만두어야 합니다.

 • 정치적 의제를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 폭력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 불법적인 이스라엘 점령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 피 흘림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 전쟁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출처 : ABC News)


우리는 ‘생명의 사람’이지 결코 ‘죽음의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국적이나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이 완전한 인권과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존엄하게 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언제나 평화로운 비폭력 투쟁을 믿어왔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자들은 역사에서 잊혀지겠지만,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박사,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 마하트마 간디, 넬슨 만델라, 제파니아 카미타 주교, 마나스 부텔레지 주교, 도로시 데이, 마더 테레사, 로메로 대주교 등 많은 이들이 말씀의 힘으로 불의, 인종 차별, 식민주의에 도전했습니다. 저는 항상 정의를 위한 평화로운 비폭력 투쟁을 믿어왔습니다.


그들은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하고 정의, 평화, 공존, 조화, 평등, 화해를 위한 진정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들은 종교 전통의 가르침을 해석하여 이웃을 사랑하고, 심지어 이웃의 인권을 보호함으로써 이웃을 사랑하는 데까지 나아갔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동요했을 때에도, 이 지도자들은 불의와 전쟁의 시기에 사람들을 인도하여 정의에 기반한 평화가 그 어떤 전쟁, 억압, 인종 차별, 폭력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박사의 현명한 말씀은 여전히 우리 귓가에 울립니다:

"증오에 대한 증오는 증오를 증폭시키며, 별이 없는 밤에 더 깊은 어둠을 더합니다. 어둠으로 어둠을 몰아낼 수는 없습니다. 오직 빛으로만 할 수 있습니다. 증오로 증오를 몰아낼 수는 없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그것을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이 죽어가는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도 하나님의 빛은 우리 마음 속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이스라엘인 1,400여 명과 팔레스타인인 1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에는 약 4,000명의 어린이들, 의료진, 국제구호요원들이 포함됩니다. 저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의 민간인 살해를 명백히 규탄합니다. 하지만 이 어둠의 시대에도 우리는 증오가 우리를 집어삼키는 것을 결코 허용해선 안 됩니다. 우리는 이 성지에 사는 모든 사람을 위해 정의에 기반한 평화의 빛을 전해야 합니다.


이 땅의 사람들은 18개월마다 반복되는 전쟁, 공격, 복수, 반격에 지쳤습니다. 우리는 묻습니다. 왜 하나님은 정의와 평화를 위한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걸까요? 우리는 불법 점령 56년을 포함해 75년 동안 기도해 왔습니다. 왜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십니까? 출애굽기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백성의 신음과 억압받는 자들의 기도를 듣고 계신다고 가르칩니다. (출애굽기 2:24).


(출처 : Al Jazeera)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 우리의 자유와 정의에 대한 갈망을 듣고 계십니다. 그러나 세상의 파라오들은 여전히 듣지 않는 것 같습니다. 출애굽기에서처럼, 그들의 마음은 강퍅하여 진실을 보지 못하고 모든 민족의 해방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서방 강대국들은 그러한 파라오 중 하나이며,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에 책임이 있습니다. 그들은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비명도, 많은 평화를 사랑하는 이스라엘인들의 외침도 듣지 않았습니다. 서방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권력, 무기 판매, 경제적 이익만을 챙기고, 예루살렘에서의 정의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함께 이 세상의 권력들에게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공격과 가자지구의 전쟁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마지막 전쟁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세계 지도자들이 전쟁에 투자하는 돈과 에너지의 절반만 평화에 투자할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지금은 예루살렘에서의 폭력을 끝내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은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부당한 정책을 끝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1967년 경계선을 따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 정의, 공평, 평등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해결책을 수립할 때입니다.


예루살렘의 기독교인들은 일부 기독교인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을 해석하는 것을 보며 크게 실망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예언의 성취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구약 성경의 텍스트를 사용하여 현재 상황을 성경적 사건과 동일시해서는 안 됩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은 종교적이지도, 성경적이지도, 종말론적이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땅의 식민화에 대한 현대적 갈등입니다. 이것은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의 정의로운 적용을 통해 달성되어야 하는 정치적 갈등으로 봐야 마땅합니다.


2023년 10월 19일에 발표된 예루살렘에서의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호소문에서, 로마 가톨릭 명예 총대주교 미셸 사바, 성공회 명예 주교 리아 아부 알 아살, 정교회 대주교 아탈라 한나 그리고 저는 다음과 같이 호소했습니다: 

"우리는 유엔과 국제사회, 그리고 자신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친구라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여러분의 영향력을 사용하여 인종 청소를 중단하고, 국제법을 시행하며,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모두의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여, 그들의 역사적 땅에서 정의, 존엄, 안전과 함께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합니다."


또한, 사벨 해방 신학 센터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비폭력적인 대다수 팔레스타인인들과 우리의 이스라엘 및 국제 친구들은 창의성과 용기를 주요 도구로 계속 활용해야 하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해방, 정의,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중동은 전쟁이 아니라 정의, 대화, 형제애의 용기에 기반한 평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최근 타계한 마르티 아띠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한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해마다 중동의 상황을 돕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척할 수 없습니다" 그는 "종교가 무기로 사용되거나 분쟁을 장기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평화 구축에 건설적인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티사리 대통령의 선례를 따라,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나아가 중동 전체에 대한 정의에 기반한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쟁과 가자지구의 모든 잔학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이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평화를 위한 요청을 존중해야 합니다. 극단주의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결정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이 모든 최종 상태 문제를 협상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하도록 국제사회에 촉구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정의를 위한 기회입니다.


저는 핀란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으로서, 여러분에게 팔레스타인인이나 이스라엘인을 지지하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진실, 생명, 정의, 자유, 평화, 화해를 지지하라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다친 이들을 위해, 모든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을 위해, 모든 전쟁 포로를 위해, 모든 피난민을 위해, 집이 파괴된 모든 이들을 위해, 두려움 속에 사는 모든 어린이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정치인들의 마음을 움직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정의를 위해 일하게 이끌어 주시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우리는 이를 통해 “하나님이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주실 것이다. 더 이상 죽음도, 애도도, 울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은 다 지나갔다”(요한계시록 21:4)라고 적은  성 요한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과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무닙 A. 유난

요르단과 성지의 복음주의 루터교회 명예 주교

루터 세계 연맹 전 회장

평화를 위한 종교 국제 명예 회장



※ 무닙 A. 유난 주교는 제4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니다. 유난 주교는 종교 간의 대화와 화해가 인류평화를 위한 근간이라고 믿고, 중동지역에서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 화합에 기여종교화합의 선구자입니다.



◾ 수상자 알아보기 : 무닙 A. 유난


 원문 바로가기 : Bishop Munib A. Younan's Call for Peace and Justice in the Holy Land

Sunhak Peace Pr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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